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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공예

도자기를 제작할 때 제대로 건조하는 방법

by 이나알 2023. 11. 4.
건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자기 성형과 장식 과정 중에도 건조 즉, 성형이나 장식을 위한 반건조를 하지만, 완전 건조는 도자기의 성형과 장식 과정을 다 마친 다음에 한다. 이 건조 과정은 가소수를 제거하는 작업이다. 가소수란 도자기 성형을 하려면 소지에 가소성이 있어야 하는데 소지에 가소성을 갖게 하려면 수분을 소지에 넣어 반죽해야 한다. 이때 소지에 넣어주는 수분을 가소수라고 한다. 만든 기물을 소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완전히 건조 시킨 후에 가마에 넣어 소성을 해야한다. 따라서 건조는 도자기 성형에 필요하였던 가소수를 소성하기 위해 다시 제거하는 작업이다. 그렇다면 가소수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다면 가마 안에서 기물은 어떻게 될까? 완전히 건조되지 못한 소지 내의 수분 입자가 급격하게 활발히 증발하여서 밖으로 나가려는 현상이 생긴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기물의 균형이 생기거나 터져버린다. 터져서 파편이 다른 기물들에도 튀어버린다면 그 기물도 파손이 된다. 기물을 건조하는 이유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가소수가 제거된 소지는 강성을 갖게 되면서 기계적 강도가 높아진다. 소성하기 위해서는 기물을 가마 내에 쌓아야 하는데 이때 이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기계적 강도가 필요하다. 점토의 건조강도는 이것을 충분히 유지하기 때문에 건조를 확실히 해야 한다. 건조를 해야하는 이유를 정리해 보자면, 건조는 가소수를 제거하여 기계적 강도를 높이고 초벌(1차 소성)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게 한다.

성형을 마친 도자기를 건조 하는 모습

표면 수분? 내부 수분?

건조를 완전히 잘하기 위해서 건조 방법을 알기 전에 건조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앞에서 설명했듯이 소지에 남아있는 가소수를 완전히 제거하여야 하는데 소지에 가소수는 표면 수분과 내부 수분으로 되어있다. 이 2가지 수분을 완전히 제거하여야 한다. 2가지 수분을 제거하는 동안에 기물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충분히 건조하려면 표면 수분과 내부 수분의 증발속도를 어느 정도 맞춰야 한다. 표면 수분의 증발속도가 내부 수분의 확산 속도와 같게 하거나 늦게 하면 된다. 표면수분이 먼저 증발하면 기물의 표면이 수축하기 때문에 후에 내부 수분이 밖으로 확산하여 나오게 되면 기물은 균열 혹은 파손이 된다. 이러한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표면수분의 증발속도를 늦추어야 한다. 늦추는 방법은 그늘진 곳에서 비닐을 덮어 서서히 내부 수분이 확산하면서 표면수분과 같이 증발할 수 있도록 건조 조건을 만들어 주면 된다. 기억하자. *표면 수분의 증발속도 ≤ 내부 수분의 확산 속도*

건조에 단계가 있다?

건조과정은 크게 1단계와 2단계로 나누어진다. 1단계 건조에서 기물의 부피와 무게가 줄어드는데 이런 현상은 수축수가 증발하였기 때문이다. 수축수란 가소수 중 하나인데 1단계에서 건조될 때 수분의 증발로 인해 기물이 수축하는 현상 때문에 수축수라고 한다. 그렇다면 수축이 왜 일어나는지 살펴보자. 건조가 진행되는 동안 기물 내에 있는 원료들이 입자와 입자끼리 몸을 좁혀서 더 이상 좁혀지지 않을 때까지 수축이 된다. 수분이 증발할수록 입자들이 몸을 좁히니 기물이 수축하고, 수분이 증발한 만큼 기물의 무게는 가벼워지는 것이다. 이 과정이 1단계 과정이고 반건조 상태라고 볼 수 있다. 1단계 과정이 끝나고 2단계 건조로 들어가기 전에 즉, 반건조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성형이나 장식 과정을 하면 된다.

2단계 건조는 전 단계에서 증발하지 못한 남아있는 수분이 느린 속도로 확산 증발하여서 완전히 건조되는 과정이다. 1단계 건조 과정과는 달리 2단계에서 증발하는 수분은 기물의 수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2단계에서 남아있는 가소수를 기공수라고 하는데 수분이 증발하면서 점토 내에 기공을 형성하여 공간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기공수라고 한다.

건조를 잘하는 방법

건조 방법에는 자연 건조 방법과 인공 건조 방법 2가지가 있다. 자연 건조는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천천히 말리는 방법이다. 인공 건조는 건조 조건에 맞는 건조실을 따로 설치하여 가열 건조를 하거나, 습도를 높인 후 빨리 제거하거나 하는 물리적인 건조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개인 작업을 하거나 규모가 크지 않은 도예 작업을 하면 자연 건조를 하지만 규모가 큰 생산을 하면 생산량을 고려해서 강제적으로 건조를 하는 기계식 건조를 하기도 한다.

성형과 장식이 끝난 기물을 완전히 잘 건조하는 방법(자연건조)

  • 기물의 내부 수분과 외부 수분의 증발속도를 같아지게 하기 위해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비닐을 덮어 건조한다.
  • 기물을 뒤집을 수 있다면 1단계 건조가 끝나기 전에 골고루 건조될 수 있게 앞뒤를 번갈아 건조한다.
  • 뚜껑이 있는 기물을 건조할 때는 건조수축으로 인한 변형을 막기 위해 뚜껑을 덮어 같이 건조한다.
  • 건조 과정을 수시로 지켜보며 상하좌우가 고르게 건조되게 한다.

오늘은 건조하는 이유, 건조 단계, 건조 방법 등 건조에 대한 것들을 알아보았다. 앞에서 글을 읽었다면 건조가 얼마나 중요한 과정인지 알게 되었을 것이다. 건조를 잘 못하게 되면 앞에 했던 성형, 장식 과정에서 쏟았던 내 열정과 작업물이 다 무용지물이 되어 버리고 다시 그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건조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면 시간과 노력 또는 체력을 아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론만 알고 있다고 실전에서 실패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리스크를 줄여주니 오늘 알게 된 내용을 잘 기억해 두기로 하자. 마지막으로 당부하자면 자연 건조는 계절이나 기온, 습도에 따라 건조속도와 방법에 차이가 크기 때문에 건조 과정을 꼭 수시로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