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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공예

도자기 공예 - 시유 하는 이유와 방법(+주의 사항)

by 이나알 2023. 11. 4.

시유란 무엇인가?


시유란 초벌 소성을 끝낸 기물 표면에 슬립 상태의 유약을 입히는 작업이다. 도자기 종류나 환경, 상황에 따라 시유 하는 방법이 다르지만, 기물의 표면을 유리질로 균일하게 용착 시키기 위한 작업이라는 것은 같다. 즉, 초벌 소성(1차 소성)이 끝난 기물 위에 유약을 입혀 재벌 소성(2차 소성)하여 유리질로 균일하게 피막을 형성시키는 것이 시유이다.

왜 시유를 해야 할까?

시유를 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한번 살펴보자. 기물 표면에 유약을 바름으로써 소지에 액체나 기체가 투과할 수 없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유약의 색이나 광택도 투광성에 의해 기물을 아름답게 장식할 수 있다. 그리고 보통 식기는 자주 설거지를 하는데 유약이 소지에 기름이나 세제 등 이물질들이 스며들지 않게 해준다. 앞에서 유약은 유리질로 균일하게 피막을 형성시킨다고 했는데 이 유리질 피막이 산이나 알칼리에도 견딜 수 있게 해준다. 마지막으로 소지와 유약이 서로 일체가 되면서 기계적 강도를 갖게 한다. 이렇게 꽤 많은 이유로 2차 소성인 마지막 단계를 거치지 전에 우리는 기물에 유약을 입히는 작업을 해준다.

다양한 시유방법?

시유 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습식 방법, 건식 방법, 휘발성 가스를 이용한 방법 등으로 나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는 습식 방법을 이용한다. 습식 방법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만큼 방법들이 많다.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자.

  1. 담금법: 큰 통에 담겨있는 슬립 상태의 유약에 기물을 담가 초벌 기물의 흡수력에 의해 유약을 기물에 입히는 방법이다. 담금법은 시유 도구나 손을 이용해 시유를 한다. 보통 작은 기물을 시유 할 때는 손으로 굽과 입을 잡고 담갔다가 빼준다. 기물이 큰 경우에는 시유 집게를 사용해 준다. 손으로 시유를 하게 되면 손으로 잡은 부분에 유약이 안 묻기도 하고 유약 두께가 균일하지 못해 소성 후에 색이 달리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에 시유 집게를 사용해서 정밀하게 시유 하는 것을 추천한다.
  2. 들어부어 입힘법: 담금법은 기물을 유약에 담갔다면 이 방법은 반대로 유약을 기물에 붓는다. 보통 옮기기 힘든 큰 대형 기물에 사용하는데 기물을 손물레 같은 곳에 올려놓고 돌려준다. 큰 기물 말고도 바깥과 안의 색을 달리하고 싶을 때도 사용한다. 국자를 이용해 기물 위에 부어 유약을 흘려주며 입힌다.
  3. 붓 처리 기법: 말 그대로 유약을 붓으로 기물에 발라주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사용할 때는 붓에 많은 양의 유약이 묻을 정도로 점도가 높아야하기 때문에 유약의 점도를 높이기 위해 아교, 젤라틴, 고무 녹말, 셀룰로스, 왁스 등을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붓 처리 기법은 옛날부터 위생도기나 전기용 애자, 대형 기물에 사용해 왔던 방법이다. 요즘에는 색 유를 함께 입힐 때 이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4. 분무 입힘법: 자동 분무기 기계에 유약을 넣어 분사하면 유약 입자들이 기물에 붙는 방법이다. 스프레이 시유라고 많이 부르고, 이 방법을 사용하면 두께를 균일하게 할 수 있으며 유약의 색을 짙고 엷게 조절할 수 있고, 다른 방법에서 발생하는 유약의 흐름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그러데이션 효과를 줄 수 있기에 도예 작품을 만들 때 시유 방법으로 많이 선택한다. 주의할 점은 유약이 분사되기 때문에 유해한 원료들이 호흡기로 들어갈 수 있다. 환기, 보안경, 마스크 등을 착용한 상태로 작업해야 한다.
  5. 진동시켜 입힘법: 유약을 튀기거나 흔들어서 곳곳에 몰리거나 드문드문 번지게 시유 하는 방법이다. 현재 많은 도예 작품에서 이 방법을 볼 수 있다.
  6. 유약 분말을 뿌려 입힘법: 소지가 습한 상태에서 분말 상태인 유약을 체에 담아 걸러 나온 균일한 유약 분말들을 소지에 부착시키는 방법인데 일반적으로는 잘 사용하지 않고, 부분적으로 특성을 살려야 되는 작품에 사용되고 있다.
  7. 휘발 작용에 의한 시유: 소성 도중에 가마 내에 투입하거나 휘발성이 있는 물질을 발라 시유 하는 방법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식염유(salt glaze)가 있는데 가마 온도가 850도 정도부터 휘발이 가능하나 보통 1120도 부근에서 투입했을 때가 가장 용이하게 시유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시유 할 때 주의할 점!
  • 같은 작품을 여러 개 시유 할 때는 유약 농도를 정확히 해야 하는데 유약의 농도를 적당하게 하기 위해서 수분을 첨가한다. 적당량을 넣어 유약의 농도를 적절히 조절한다. 이때 비중계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 시유를 한 뒤 가마에 들어가기 전에 굽에 묻은 유약은 스펀지를 이용해 닦아줘야 가마 바닥에 눌어붙지 않는다. 흐르는 성실이 있는 유약은 굽 위 언저리까지 높게 닦아내어야 한다.
  • 시유가 끝난 기물은 깨끗한 나무판 위에 올려놓아 다시 굽에 유약이 묻지 않게 보관한다.
  • 유약의 두께를 균일하게 전면에 입혀야 하며, 두껍게 발린 부분이 있거나 핀홀 등은 유약이 건조됐을 때 손으로 잘 문질러서 소성 후에 자국이 남지 않게 한다.
  • 유약을 사용하기 전에 막대 같은 도구를 이용해서 가라앉아 있는 유약 원료를 잘 섞어 사용하도록 한다. 유약은 침강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시유 하는 중간에도 자주 저어가며 작업하도록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교반속도가 너무 빠르지 않게 한다. 빠르게 저으면 유약 내에 기포가 생겨 시유 한 기물 표면에 공기 자국이 생길 수 있다.
  • 속 파기 등 작은 구멍을 낸 성형 방법을 사용해 성형하였다면 시유를 한 후에도 뚫어놓은 구멍이 막혔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시유 후에 까먹지 않고 구멍을 다시 뚫어주어야 한다.

시유 하는 작업은 몇 번 해본다면 금방 감을 잡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유약의 종류가 많고 종류의 특성들도 가지각색이라 소성 후에 결과물이 어떨지 모르기에 시판을 만들어서 많은 실험 과정을 거쳐 가며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뽑아내야 한다. 실험 과정도 사실 초반에는 힘이 들 수는 있어도 만들어 두면 전부 내 자산이 되기에 나쁠 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