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자기 공예

도자 공예- 다양한 성형 방법(물레, 석고)

by 이나알 2023. 10. 25.

도자기 공예는 다양한 성형 방법이 있다. 핸드빌딩, 물레, 석고 이 3가지가 있는데 저번에는 핸드빌딩 성형 방법 4가지(코일링, 속 파기, 핀칭, 판 성형)를 알아보았다. 이번에는 물레와 석고 성형을 알아보겠다.

 

물레는 토기를 만들었던 때부터 지금까지 수천 년 동안 가장 널리 사용되어 온 도자기 성형 방법 중에 가장 중요한 도구이다. 현재는 대부분 전기 물레를 이용하고 있지만 물레 종류는 손 물레, 발 물레, 기계 물레 등이 있다.

손 물레를 이용한 도자기 성형은 많은 방법과 활용 범위가 넓어 중요한 도구이다. 핸드빌딩을 할 때, 특히 코일링 작업을 할 때는 없어서는 안 되는 도구이기도 하다. 그래서 코일링(흙가래 성형)을 손물레 성형이라고도 부른다. 이외에도 조각하거나, 시유를 할 때도 다목적으로 유용하게 사용된다.

발 물레 성형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도예' 하면 생각하는 물레 성형이다. 적당량의 토련을 한 소지를 물레 중심에 잘 붙이고 원판을 서서히 돌리면서 흙을 끌어 올리고 내리고를 반복하여 흙기둥의 중심을 잡아준다. 중심을 잡는 과정은 보기만큼 쉽지 않기 때문에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학교에서는 이 과정을 한 달 동안 연습한다. 사실 정말 재미도 없고 힘들고 어서 빨리 무언가를 만들고 싶지만, 처음에 잘 연습해 두지 않으면 나중에 형태를 만들 때 모양이 잘 잡히지 않고 컨트롤하기 힘들다. 중심을 잘 잡았다면 흙기둥 중앙 부분에 엄지손가락을 천천히 넣어 구멍을 만들어 준다. 나머지 손가락으로는 흙기둥 바깥을 잡고 엄지손가락을 서서히 벌려주어 구멍을 넓혀 준다. 구멍의 크기는 내가 만들 형태를 생각하며 넓히면 된다. 어떤 형태를 만들던 여기까지는 다 똑같다. 보통 가장 기본이 되는 일자 컵을 만들고 접시, 사발, 항아리 이런 식으로 단계를 높여 연습한다. 물레는 기물을 만드는 것에만 사용되지 않고 만든 기물의 굽을 깎을 때도 사용된다. 앞서 설명한 물레성형을 할 때 '물레를 찬다' 라고 하는데 물레를 찰 때는 원판을 시계방향으로 회전하고, 굽을 깎을 때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시킨다. 굽을 깎을 때는 기물의 건조도가 중요하다. 반건조 상태가 가장 좋고 깎을 때 사과 껍질 깎을 때처럼 끊기지 않고 깎여야 좋다. 보통 굽 칼을 이용해 깎는데 이것 또한 정말 쉽지 않아서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발 물레는 발로 밀면 원판이 돌아가는 원리인데 요즘에는 쓰지 않고 발 물레와 같은 원리인 전기 물레를 많이 사용한다. 발로 컨트롤하며 모터를 돌리는 것이다. 물레 수업을 처음 들었을 때 다음 날에 온 몸에 근육통이 생겼었다. 수업 직후에는 항상 다리가 후들후들했다. 처음에는 요령이 없으니 온 몸을 사용하며 작업해서 그런데 할수록 어디에 힘을 주어야 하는지 요령이 생기니 덜 힘들었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이지만 물레는 정말 연습이 답이다.

석고 성형은 주입 성형이라고 하는데 석고 틀에 소지를 주입해서 석고 틀의 형태와 같은 기물을 만드는 방법이다. 주입 성형의 원리는 만든 석고 틀에 슬립 소지를 가득 붓고 20분 정도 유지하면 석고 틀이 슬립 소지의 수분을 흡수하며 소지가 석고 틀 내벽에 흡착되어 기물의 두께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5mm의 두께가 형성되면 슬립을 빠르게 따라 버리고 석고 틀을 비스듬하게 엎어놓는다. 석고 틀 내부에 소지의 수분을 석고 틀이 흡수하면서 소지가 수축하게 되는데 석고 틀로부터 틈이 생긴다. 틈이 생기면 석고 틀을 분리해 소지를 빼는데 이것을 탈형이라고 한다.

주입 성형을 하려면 석고 틀과 슬립 소지를 만들어야 한다. 우선 석고 틀 만드는 방법을 살펴보자. 슬립 소지를 주입할 수 있는 석고 틀을 만들려면 석고 원형을 만들어야 한다. 좀 어려운데 쉽게 설명하자면 물병 모양인 도자기를 만든다고 가정해 보자. 물병에 석고를 발라서 석고 틀을 만들고 거기에 슬립소지를 부으면 물병 모양 도자기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물병은 원형이 된다. 이렇게 원형이 꼭 필요한데, 원형은 유토나 제형 기를 사용해 만든다.

유토를 이용해 만드는 방법은 유토로 원하는 형태를 만들어 주고 중앙선을 펜으로 그어준 뒤에 쪼갬 판을 꽂아준다. 석고는 2cm 정도 두께가 되게 부어줘야 해서 바닥과 쪼갬 판에 2cm 선을 그어 표시해 준 후에 물과 석고를 교반하여 붓는다. 교반한 석고가 묽은 상태에서 가볍게 부어 표면을 한번 코팅 시켜주는데 이래야 표면에 석고가 묻지 않아 빈 곳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교반한 석고가 크림처럼 굳기 시작하면 다 부어주고 흘러내린 석고를 끌어 올려서 표시해 둔 2cm 선에 맞춰 원형을 감싸 준다. 석고가 굳으면 쪼갬 판을 제거하고, 옆면을 평평하게 갈아준 뒤에 쪼갬판이 있었던 위치를 펜으로 표시해 준다. 그어준 선에 구두칼을 넣어 좌우로 살짝씩 움직이며 틈을 벌려주고 유토로 만든 원형을 빼내 제거해 준다. 이렇게 가몰드(1차 석고 틀)이 완성됐다. 만든 가몰드 안쪽과 맞닿는 면에 카리비누 칠을 꼼꼼히 해주는데 안에 석고를 붓고 꺼낼 때 석고가 붙어버리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가몰드를 합체해서 고무줄로 잘 묶어 고정한 뒤에 쪼갬판이 있었던 분할선에 석고가 새어 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흙을 붙여준다. 석고를 교반하고 가몰드에 꽉 차도록 부어준다. 석고가 요거트처럼 굳으면 스테인리스 자로 윗면을 긁어 평평하게 해준다. 완전히 굳으면 가몰드를 제거하여 석고 원형을 꺼내주고 표면을 사포로 매끈하게 다듬어 준다.


여기까지가 유토를 사용해 석고 원형을 만드는 방법인데 주입 성형까지 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석고가 무거운 걸 계속 들고 놓고 해야 하기도 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고 해야 할 것도 많아서 힘든 작업이긴 한데 다 하고 주입성형 할 때가 너무 재미있다. 주입 성형도 쉽지 않긴 하다. 붓고, 비워내고, 정리하고 계속 반복하는데 시간은 오래걸리고 결과물은 몇 개 안 나오고. 그래도 제일 뿌듯하고 재밌는 작업이다. 다음에는 석고 틀, 주입 성형도 마저 알아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