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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공예

도자기를 소성하는 가마의 발전과 종류

by 이나알 2023. 11. 7.

도자기는 소성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비로소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도자기가 된다. 도자기는 아주 오래전, 선사시대부터 만들어져 왔다. 지금의 가마가 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하게 되었는지 살펴보자. 인류는 점토로 빚은 기물이 불이랑 만나면 단단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고온의 불을 사용하여 도자기를 더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연구한 결과, 불을 가둠으로써 고온의 불을 실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결과가 발전하여 지금의 가마인 도자기를 굽는 방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렇게 노천에서 간단하게 불을 지펴서 도자기를 굽는 방식에서 시작된 가마는 경사지에 길게 구멍을 파내어 그 안에 기물을 넣어 굽는 혈요, 등요의 개발을 거쳐서 산업용 터널 가마로 다다르기까지 용도와 목적, 연료에 맞춘 다양한 가마들이 개발되었고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가마는 소성 목적과 방법, 사용하는 연료, 가마의 구조와 형태, 불꽃의 진행 방향 등에 따라 분류되는데 각각에 해당하는 가마는 무엇인지 알아보겠다.

  • 소성 목적에 따른 가마= 초벌/재벌 가마, 장식구이 가마, 라쿠용 가마, 식염유 가마, 토기 가마, 옹기 가마, 벽돌 가마
  • 소성 방법(조작 방식)에 따른 가마= 불연속 가마, 반연속 가마, 연속 가마
  • 사용하는 연료에 따른 가마= 장작 가마, 가스 가마, 중유 가마, 전기 가마, 석탄 가마
  • 구조와 형태에 따른 가마= 층 가마, 각 가마, 회전 가마, 터널 가마, 오름 가마
  • 불꽃의 진행 방향에 따른 가마= 횡염식 가마, 도염식 가마, 승염식 가마

이렇게 분류한 가마 중 소성 방법(조작 방식)에 따라 분류되는 가마들인 불연속 가마, 반연속 가마, 연속 가마를 좀 더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째, 불연속 가마는 소규모의 도예 공방에서 사용하기 적합한 가마이다. 온도 조절, 가열 속도 등 소성 작업을 자유롭게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인데 단점도 있다. 매번 소성할 때마다 가마재임 - 소성 - 가마내기 과정을 거치므로 연속적인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기에 연료비가 많이 들며, 작업의 능률이 크지 않다. 불연속 가마에는 승염식, 횡염식, 도염식 가마가 있다.

  • 승염식 가마= 불꽃이 가마의 옆 부분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는데 기물을 가열한 뒤에 천장 근처에 설치되어 있는 굴뚝으로 배기가 되는 방식의 가마이다. 현재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데, 가마 내의 온도를 균일하게 유지하기가 어렵기도 하고 방출되는 열량이 많기 때문이다.
  • 횡염식 가마= 연소실과 소성 실이 평행한 형태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가마이다. 연소실에서 시작되는 불꽃이 옆으로 진행하면서 가마 내부를 지나서 뒤쪽에 있는 굴뚝으로 배기 되는 방식이다. 승염식 가마와 마찬가지로 가마 내의 온도를 균 하게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 도염식 가마= 현대에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방식의 가마이고, 도자기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이나 작품을 만드는 작가가 많이 사용한다. 꺾임 불꽃 가마라고 불리고 있다. 가마 내의 온도 분포가 균일하고 열효율이 좋을 뿐만 아니라 연료를 선택하는데 자유롭다. 그래서 기름 가마, 가스 가마 등에 사용되고 있다. 도염식 가스 가마는 유약의 발색 효과가 좋으며, 연료로 인해 불순물 착색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기에 능률적인 생산이 가능하다. 또한, 소성 장치나 연료의 공급, 저장이 용이해서 소성 작업도 편리하다.

둘째, 반연속 가마는 일정한 주기로 연속적 소성을 한 뒤에 불을 껐다가 또다시 일정한 주기로 연속적 소성을 하는 방식의 가마이다. 등요가 반연속 가마의 대표적인 가마이다.

  • 등요= 등요는 도자기 소성용 가마 중 가장 처음 만들어졌고 토기를 구웠던 혈요, 통가마가 발전된 형태인 가마이다. 오름 가마, 장작 가마, 반연속 가마로도 불린다. 등요는 산이나 언덕의 경사를 이용하여 만들기 때문에 연소실인 분구에서 불꽃이 시작되면, 첫 번째 소성 실에서 마지막 소성실까지 진행하여 굴뚝으로 불꽃과 연기가 나가게 되는 구조이다. 소성 실은 3~20개까지 만들어진 것이 있다. 하나로 된 긴 가마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그 구조가 연소실, 소성로, 굴뚝이 겸한 기능을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 옛날의 청자와 백자 또는 그 이전에 만들어졌던 토기 등 한국의 전통 도자기 소성은 대부분 등요를 사용해서 소성했다. 연료는 보통 장작을 사용했다. 소성 실에서 소성 실로 열이 이동하며 마지막 실까지 예열되기 때문에 연료 면에서 경제적이었지만, 연료로 사용했던 장작이 수급에 어려움이 있었다. 현재는 소성 시설이 편리한 가마나 가스 가마 등이 주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등요는 소극적으로 사용된다.

셋째, 연속 가마는 소성의 모든 작업(가마재임, 소성, 냉각이나 가마내임의 소성 작업)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형태인 가마이다. 터널 가마가 연속 가마의 대표적인 가마이다. 산업 자기 제조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열효율이 뛰어나서 경제적이고 균질하고 우수한 제품의 대량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터널 가마= 터널 가마는 터널의 형태를 하고 있어서 터널 가마라고 부른다. 터널은 예열 대, 소성대, 냉각대로 이루어져 있고, 고정된 레일 위를 여러 대의 대차가 소성할 기물을 실어서 터널로 들어간다. 예열 대에서 건조나 1차 소성이 된 기물이 소성대로 옮겨져서 완전히 소성한 후에 냉각대로 옮겨지는 구조로 작업의 중단 없이 지속해서 소성품을 만들 수 있는 특징을 가진 연속식 가마이다. 터널 가마는 연료비가 크게 들지 않아 경제성이 높은데, 소성 대에서 사용되었던 열을 예열과 냉각에 이용하기 때문이다. 예열 대, 소성대, 냉각 대에서 각각 필요한 온도가 일단 오르면 그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연료를 최소한만 공급해 주면 된다. 본격적으로 산업 도자기에 활용된 시기는 1900년대 초이고, 현재에도 열효율과 경제성이 가장 좋기 때문에 전 세계 각국에서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