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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공예

유약의 결점이 나타나는 이유(도자기 공예)

by 이나알 2023. 11. 13.

유약의 결점이 일어나는 경우 그에 대한 이유는 다양하다. 소지로부터 생길 수도 있고, 시유 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일 수도 있고, 소성 시 혹은 소성 후, 이 외에 다른 이유로도 결점이 생길 수 있다. 결점이 생기는 경우를 알아보고, 그 경우를 유의해서 작업하면 결점 없는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결점이 생기는 경우와 도자기 제조 과정 중 나타나는 결점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일반적인 결점에는 크레이지 현상, 필링 현상, 핀홀 현상, 크롤링 현상 등이 있다.

크레이지 현상은 소지와 유약의 열팽창계수 차이로 인해 미세한 균열의 집합이 일어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유약 면의 균열 때문에 작품 제작에서는 이 결점이 나타나는 것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유약 면의 균열은 강도에 영향을 미치기에 식기나 생활자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필링 현상이란 유약과 소지의 접착이 원활하지 못해서 모서리나 꼭지에서 들뜨거나 흠이 생기는 현상이다. 이 현상은 대부분의 경우 화장 토를 입힌 기물에서 많이 일어난다. 하지만 기물의 면이 먼지 등으로 오염되어서 유약이 묻지 않은 경우에도 나타난다. 필링 현상을 피하기 위해 스펀지를 이용해서 기물을 잘 닦아주어 먼지나 오염 물질을 제거하고 시유를 해준다.

핀홀 현상은 유약 면에 미세한 바늘구멍 같은 작은 구멍이 생기는 현상이다. 유약이 용융될 때 기포가 빠져나간 흔적이 복구되지 못해서 나타난 것으로 화도가 낮거나 중력으로 인해 유약에 흐름성이 없는 넓고 평평한 면에 주로 나타난다.

크롤링 현상은 유약의 높은 응력으로 인해 혹은 점도가 강한 유약으로 인해 유약 면이 갈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유약의 수축이 소지와 맞지 않는 경우나 원료 중 이미 소성된 원료가 다른 원료와 응력에 차이가 생기면 발생하는 유면이 말리면서 틈이 벌어지는 현상이다. 결점인데도 불구하고 크레이징 현상을 작품 제작에는 사용하는 것처럼 크롤링 현상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유약을 만들어서 작품에 질감을 표현하는 데 사용하기도 한다.

도자기 제조 과정 중 나타나는 결점에는 소지로부터의 결점, 시유 시 나타나는 결점, 소성 중의 결점, 유약 조성상의 결점, 소성 후의 결점 등이 있다.
-소지로부터의 결점: 소지에서 가스가 방출되는데 이에 따라 기포가 생기거나 소지의 색상 등에서 영향을 받아 결점이 생길 수 있다.

-시유 시 나타나는 결점: 필링 현상에서도 말했듯이 기물 표면이 먼지나 기름 등으로 오염되면 결점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오염 물질을 잘 닦아내어 시유 해야 한다. 또, 유약 두께가 너무 두꺼워도 결점이 생길 수 있기에 너무 두껍지 않게 시유 하는 게 좋다.

-소성 중의 결점: 핀홀 현상과 비슷한데, 유약이 용융된 후에 유약 내에서 가스가 방출한다. 하지만 유약의 점도에 의해 가스는 유 면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기포를 형성하며 결점을 남긴다. 소성온도와 시간, 숙성 정도, 소성 분위기, 가마 안에 기물의 위치 등이 유약에 크게 영향을 미치니 유의하도록 하자.

-유약 조성상의 결점: 유약 조성상으로 인해 크롤링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유약과 소지의 열팽창계수 차이에 의해 유약에 균열이 나타나고, 점도가 높거나 유약 내에 응력이 너무 크면 유면이 갈라진다.

-소성 후의 결점: 소성 후에 유약 외관에 나타나는 결점들을 말한다. 미용융, 균열, 흐름, 부품, 말림 등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 결점들은 소성 공정뿐만 아니라 전 제조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기에 자신의 제조 과정을 확인하여 정확히 그 원인을 찾아내어 파악하고 해결하여야 한다.

이렇게 유약의 결점이 나타날 수 있는 경우들이 많지만, 사실 초벌 기의 오염 물질을 잘 닦아주고 기물에 유약을 잘 입히면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 초벌 기의 오염 물질을 닦을 때는 시유 하기 직전에 닦는 것이 좋다. 시간 등에 문제로 초벌 기를 닦아놓고 다음 날이나 시간이 한참 지나고 시유를 하게 되면 다시 쌓인 오염 물질로 인해 결점이 생길 수 있다. 우리 책상만 봐도 닦아놓고 시간이 지나면 금세 먼지가 앉는다. 이것처럼 초벌 기도 마찬가지이다. 물을 꽉 짜낸 스펀지로 시유 직전에 닦는 것을 권고한다. 유약을 입히는 시유 과정에서도 유약이 너무 두껍게 입혀지지 않게 기물을 유약에 오래 담그지 않아야 한다. 유약은 1~2초 사이에도 두껍게 입혀지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유약의 농도에 따라 기물에 입혀지는 유약의 두께가 다르기 때문에 이건 해보면서 손에 익혀야 한다. 유약의 두께는 결점뿐만 아니라 색에도 영향을 미친다. 같은 유약의 색이라도 소성 후에 유약 두께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 그러니 유약이 한 쪽으로만 너무 치우치지 않게 균일하게 발릴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기물을 유약에 넣었다 빼면서 밑으로 흐르는 유약이 물방울처럼 기물 면에 남는데 그것도 정리해 주어야 한다. 이것도 두께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너무 두꺼운 물방울이라면 칼로 살짝 깎아내고, 남은 것은 망사 포로 살살 정리해 주면 된다. 애초에 물방울이 많이 생기지 않게 유약에 넣었다 뺀 기물을 살살 좌우로 흔들며 유약을 털어내 주면 된다. 이렇게 하면 물방울 같은 유약을 많이 정리하지 않아도 되니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초벌 기에 남아있는 오염 물질을 시유 직전에 스펀지로 잘 닦아주고, 유약을 두껍지 않게 입히고, 유약을 털고 남아있는 물방울 같은 유약을 잘 정리해 준다면 소성 후에 결점이 일어날 확률을 아주 많이 줄일 수 있다. 이렇게 했는데도 결점이 생겼다면 앞에서 말했듯이 자신의 전체 제조 과정을 꼼꼼히 확인해서 원인을 파악하길 바란다.